가을 5-A Street Cat Named Bob (2016)

가을이를 떠나보낸 후 가을이가 내 팔에 남긴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파상풍 주사를 맞았고,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2년마다 제공하는 건강검진을 하고,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끝냈다. 건강검진과 백신 접종은 이전부터 정해진 일정이었으나 하필 가을이가 떠난 직후 건강하게 살아보겠다고 이런 일들을 하게 되니 가을이에게 더 미안해진다. 가을이 건강을 미리 보살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든다.

조금씩 옅어져 가기는 하지만 아직 혼자 있는 시간이 고통스럽다. 항상 내 곁에 있었던 가을이가 없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고 그의 부재를 현실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그래서 혼자 잠들어야 할 시간이 되면 현실을 잊을 수 있도록 뭔가를 해야만 했다. 그래서 영화를 봤다.

내 어깨 위의 고양이 밥 (A Street Cat Named Bob)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영화였다. 마약 중독으로 비참한 삶을 살던 제임스와 길 고양이 밥의 만남은 그 둘 모두에게 운명이었고, 그 후의 일들은 거의 기적이라 할만했다. 마약을 끊고 길거리 공연과 빅이슈 판매 등으로 힘겨운 삶을 버텨가는 오랜 시간들 속에 제임스와 밥은 항상 함께 있었고, 존재 자체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줬을 것이다.

항상 곁에 있어 준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제임스와 밥은 2007년에 만나 작년(2020년) 밥이 교통사고로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13년 동안 항상 함께 있었다.
https://www.thesun.co.uk/news/11909846/street-cat-named-bob-died-hit-car-owner-best-friend/

Street Cat Named B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