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1-첫 만남

가을이를 만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딸아이 덕분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딸아이는 예쁜 아기 고양이를 갖고 싶어 했다. 어떤 트라우마 때문인지 아니면 본래 타고난 기질 때문인지 동물을 지독히도 무서워했던 아내도 사랑스러운 딸아이의 순수한 희망을 언제까지나 모른 척할 수는 없었고 마침내 고양이 입양을 허가하고 말았다.
이제 입양할 고양이를 알아보는 것부터 고양이의 습성에 대해 학습하고 함께 지낼 여러 가지 준비를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몫이 되었다.
딸아이의 요구 사항은 명확했다. 하얀색 페르시안.

2013년 9월 15일생이라 했다.
처음 가을이를 만난 순간, 나는 선택해야 했다. 같은 어미로부터 나온 여섯 마리 중 입양 보내고 남은 두 마리의 아기 고양이. 그중 한 마리를 우리의 식구로 선택해야 했던 것이다. 하얀 앙고라-페르시안 믹스였다. 코의 생김새로 봐서는 앙고라에 더 가까워 보였다. 나는 어떤 기준으로 가을이를 선택했을까? 다른 아이를 가을이로 선택했었더라면 또 결말이 달라졌을까?
어쨌든 나는 조금 더, 아주 조금 더 예뻐 보였던 가을이를 선택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펫 샵에 들러 고양이 분유와 젖병을 샀다.

201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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