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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야간 산행

지리산 종주 도전을 3일 앞두고 시험 전 벼락치기 하듯 금요일 퇴근 후 청계산에 다녀왔다.
생전 처음 하는 야간 산행이라 선뜻 용기가 나지는 않았으나 지리산을 오르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 훈련이라 생각하고 산을 올랐다.

퇴근 후 원터골 입구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차 안에서 옷과 신발을 갈아 신고 김밥과 생수를 사 들고 오르기 시작한 시간이 7시 10분, 매봉에 도달한 시간이 8시 30분, 다시 원터골 입구로 하산 완료한 시간이 9시 40분, 두 시간 삼십 분 동안의 산행.

반 정도 오를 즈음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는데, 인적이 없는 혼자만의 산행은 생각보다 무서웠다. 야생 동물들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섰고, 실제로 삵의 이미지를 한 야생 고양이 한 마리가 먼발치에서 나를 노려보기도 했다.

매봉 1,500m와 옥녀봉 800m의 갈림길에서 옥녀봉으로 목적지로 바꿀까 고민하던 순간 다른 방향에서 올라오시는 대략 10~15년 정도 위 연배로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을 만났고 이후의 산행은 그분과 함께했다. 논현동에서 자영업을 하시는 전 선생님으로 이 시간 즈음이면 가게를 부인에게 맡기시고 종종 청계산을 오르신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오르다 보니 이후의 산행은 아주 쉽게 이어졌다. 내려오는 길에 보수 성향이신 전 선생님의 정치 이야기는 조금 불편했지만, 그래도 전 선생님 덕분에 혼자였다면 쉽지 않았을 야간 산행을 큰 어려움 없이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야간 산행. 인적 없는 깜깜한 밤 숲에 대한 두려움이 부담스럽지만, 그러함에도 주말 대낮의 북적대는 등산객들 틈에 산을 오르는 것보다는 훨씬 매력적인 것 같아 조만간 또 다시 도전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매바위에서 바라본 용인 방향 먼 발치에서 불꽃놀이가 보였다. 아마도 에버랜드였을 듯.[사진생략]

전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옥녀봉으로 목적지를 바꿨을 수도 있었다. 덕분에 매봉을 찍고 내려왔다. 고마운 일이다.[사진생략]

고속도로 방향의 야경. 밤 산 꼭대기에서 보는 야경은 시원스러웠다.[사진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