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글목록: 박민규

카스테라 – 박민규

2005년 6월에 출판된 박민규의 첫 소설집.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문학동네, 창작과비평, 실천문학 등 문예지에 실렸던 10개의 단편을 담고 있다. 작가의 말을 빌자면 ‘지미 핸드릭스의 데뷔앨범 <너 해봤니(Are you experienced)?>와 같은 열 개의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는 말하자면 소설 앨범인 것이다.
사실 읽다보면 상상과 현실이 뒤죽박죽, 엉뚱한 상황, 이게 대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면이 다분하지만, 작품 전반적으로 사회적 패배자들의 암울한 현실에 대한 냉소적 도피, 비아냥거림을 독특한 그만의 문체로 풀어내고 있는 이를테면 역시나 박민규적인 작품들이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밝히듯 자신만의 카스테라를 만들어 가까운 이에게 선물해 줄 수 있다면 참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열된 오븐이 있다면, 또 계란과 설탕과 밀가루가 있다면 당신은 손쉽게 한 조각의 카스테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기본이다. 들리는 얘기로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주 많은 형태의 카스테라를 만들고, 먹어왔다고 한다(당연한 얘기지만), 즉 말하자면, 나는 당신이 아주 많은 그들 중의 한 명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p330, 작가의 말 중에서)

대부분의 단편들은 가까운 이들에게 주는 선물로 씌어졌다. <카스테라>는 아내에게,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는 무규칙 이종 예술가 김형태 형에게,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는 연극배우 박상종 형께, <몰라 몰라, 개복치라니>는 기타리스트 신윤철씨에게, <아, 하세요 펠리컨>은 고건축 사진가 박근재 형께, <야쿠르트 아줌마> 소설가 남정욱 형께, <갑을고시원 체류기>는 사진작가 강세철 형에게 주려고 쓴 것이다. (p333, 작가의 말 중에서)

PS. 이로써 단행본으로 출판된 박민규 작가의 모든 책을 읽었다. 소설 읽는 재미를 오랜만에 다시 느끼게 해 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의 새로운 작품을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기다련다.

핑퐁 – 박민규

2005년 여름호부터 2006년 봄호까지 창작과 비평에 연재되었고, 연재원고에 100정도 추가하고 짜임새를 높여 2006년 9월에 단행본으로 발매된 박민규의 초기 장편 소설

역시 그답게 파격적이면서도 재미있고 그 속에서 뭔가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다.

크리에이티브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그의 엉뚱한 상상력이 만들어 낸 찌질이 중학생 ‘못’과 ‘모아이’, 그리고 탁구계의 간섭자 ‘세크라텡’. 말하자면 인생의 패배자인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수에 속한 척하며 폭력과 부조리를 외면하고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도 모르고 습관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비꼬는 작가의 집요함, 그리고 결국 인류의 운명을 건 탁구 경기에서 인류의 대표인 ‘스키너 박스’에서 길들여진 ‘쥐’와 ‘새’를 ‘과로사’ 시켜버리고 얻은 선택권에서 ‘세계가 깜빡한’ 존재인 ‘못’과 ‘모아이’를 통해 인류를 언인톨해 버리는 작가의 과감성이 참으로 놀랍다.

‘모아이’의 입을 통해 전달되는 (가공의 인물로 보이는) ‘존 메이슨’의 소설 ‘방사능 낙지’, ‘핑퐁맨’, ‘여기, 저기 그리고 거기’ 세 편의 짧은 이야기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역시나 작가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을 들게 해 주는 멋진 장치였던 것 같다.

작가가 직접 그렸다는 일러스트 다섯 개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아래는 그 중 ‘못’과 ‘모아이’의 모습이다. 소설을 읽고난 지금, 왠지 이 둘의 모습이 너무나도 친숙하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박민규

최근들어 흠뻑 빠져있는 작가 박민규…
그가 4번의 이직 끝에 결국 사표를 쓰고 아무 대책없이 쓰기 시작한 소설이라지만, 2003년 제8회 한겨례문학상을 안겨주며 그를 작가로 만들어 준.. 그런 의미있는 소설이다.

때론 너무 웃겨 미친 사람 마냥 혼자서 킥킥대기도 하고, 때론 가슴 아픈 이야기에 눈시울을 붉혀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 버렸다.
덕분에 아련했던 초기 한국 프로야구의 추억을 더듬을 수 있었고, 물론 “나” 또는 “조성훈”처럼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불사조’ 박철순은 왜 삼미 슈퍼스타즈를 두려워했나 (삼미 슈퍼스타즈를 이해하기 위한 참고 기사 하나)

“태어날 때부터 작가는 아니었지만, 죽을 때까지는 작가이고자 한다.”는 <작가의 말>에서 밝힌 그의 각오(?)와도 같이 오래도록 많은 좋은 작품을 써 주는 작가가 되길 기대해 본다.

인상 깊었던 구절들

더 읽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2008년 12월부터 6개월간 yes24 블로그를 통해 연재되었던 작품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kirinshoof

못생긴 여자를 사랑한 남자라는 쉽지 않은 소재부터, 소설 군데군데 양념처럼 등장하는 문화코드, 요한의 입을 통해 전달되는 뭔가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들, 그리고 소설 속의 소설이라 말할 수 있는 작가의 천재성이 느껴지는 구성까지…
여운이 많이 남는, 정말 훌륭한 소설이라 느꼈고, 훌륭한 작가라고 느꼈다.

소설 속 배경으로 등장하는 예술 작품들

벨라스케스 – Las Meninas(시녀들), 모리스 라벨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로버타 플랙 –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s, 비틀즈 – Lucy in the sky with Diamond, 닐영 – Heart of Gold, UFO – Lipstick Traces, 비틀즈 – Something, 비틀즈 – Black Bird, Pink Floyd – Dark Side of the Moon, 장 그르니에 – 섬, 마이클 J 폭스 주연의 영화 Back to the future, 모리스 라벨 모음곡집 어미 거위(Ma Mere L’oye) 중 두 번째 곡 난장이(Petit Poucet), 비틀즈 – Strawberry Fields Forever,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중 보리수(Der Lindenbaum), 슈베르트의 <송어>,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밥 딜런 <The Freewheelin’>

인상 깊었던 구절들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