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 – 박민규

2005년 여름호부터 2006년 봄호까지 창작과 비평에 연재되었고, 연재원고에 100정도 추가하고 짜임새를 높여 2006년 9월에 단행본으로 발매된 박민규의 초기 장편 소설

역시 그답게 파격적이면서도 재미있고 그 속에서 뭔가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다.

크리에이티브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그의 엉뚱한 상상력이 만들어 낸 찌질이 중학생 ‘못’과 ‘모아이’, 그리고 탁구계의 간섭자 ‘세크라텡’. 말하자면 인생의 패배자인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수에 속한 척하며 폭력과 부조리를 외면하고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도 모르고 습관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비꼬는 작가의 집요함, 그리고 결국 인류의 운명을 건 탁구 경기에서 인류의 대표인 ‘스키너 박스’에서 길들여진 ‘쥐’와 ‘새’를 ‘과로사’ 시켜버리고 얻은 선택권에서 ‘세계가 깜빡한’ 존재인 ‘못’과 ‘모아이’를 통해 인류를 언인톨해 버리는 작가의 과감성이 참으로 놀랍다.

‘모아이’의 입을 통해 전달되는 (가공의 인물로 보이는) ‘존 메이슨’의 소설 ‘방사능 낙지’, ‘핑퐁맨’, ‘여기, 저기 그리고 거기’ 세 편의 짧은 이야기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역시나 작가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을 들게 해 주는 멋진 장치였던 것 같다.

작가가 직접 그렸다는 일러스트 다섯 개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아래는 그 중 ‘못’과 ‘모아이’의 모습이다. 소설을 읽고난 지금, 왠지 이 둘의 모습이 너무나도 친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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