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든 눈물 참은 눈물 – 이승우


단편 소설이라 이야기하기에는 짧은, 너무나도 짧은 이야기들을 모아 ‘이승우 짧은 소설’이라는 부제와 함께 지난 해에 출간된 책
이런 일상의 발상으로 만들어진 짧은 글들이 쌓이고 또 쌓여서 큰 작가가 되셨겠구나 생각하며 가볍게 읽었다.

카프카는 맞설 수 없는 상황에 맞서야 하는 실존의 아이러니를 우화 형식에 담은 짧은 소설을 여러 편 썼습니다. 톨스토이는 이 지상에서의 참된 삶에 대한 성찰을 민화 형식에 담은 짧은 소설을 여러 편 썼습니다. 카프카의 짧은 소설은 긴 질문지와 같고, 톨스토이의 짧은 소설은 긴 답지와 같이 내게는 느껴집니다. 잘 쓴 답지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질문이 생기고, 잘 만들어진 질문지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답이 떠오릅니다. 카프카는 질문을 통해 대답하고, 톨스토이는 대답을 통해 질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략..) 내 짧은 소설들이 카프카적 질문과 톨스토이적 대답을 담고 있다고는 차마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진지한 질문의 방식과 대답을 향한 성실한 탐구의 태도가 나를 매혹했고, 이 글들을 쓸 때 내 가슴속에 있었다는 사실은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이 책을 읽은 누군가 수수께끼 같은 이 세상에 대한 짧은 질문이나 희미한 대답의 실마리라도 찾아냈으면 참 좋겠다, 하고 감히 바라게 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요컨대 어느 쪽이든 연기라는 건 분명하다. 안 나오는 것을 ‘일부러’ 나오는 것처럼 하거나 나오는 것을 ‘애써’ 참는 척하거나 연기일 수밖에 없고, 감정을 배반한다는 점에서 이 연기는 자연에 반한다. ‘일부러’든 ‘애써’든 이 연기를 보는 일이 불편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쏟아지려 하는 것은 쏟아지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나오지 않는 것은 내보내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자연스러운 모든 것은 비의도적이고(자연에는 의도가 없으니까), 부자연스러운 모든 것은 의도적이다(문명은 의도의 산물이니까). 쏟아지는 것을 쏟아지지 않게 막거나 나오지 않으려는 것을 나오도록 만드는 것은, 인간이 흔히 하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짓인데, 그것은 인간이 비자연이기 때문이다. (p19 만든 눈물 참은 눈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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