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역 사거리 밀리는 차선의 끄트러미에서

나쁜 놈들이야. 라고 내뱉고 말지만 결국엔 나만 바보였던 것이다.
서초역 사거리 출근길에 길게 늘어선 직진 차선의 끄트머리에서, 저만치 앞서 새치기로 끼어드는 수많은 차들로 하염없이 길어지는 대기 시간을 짜증 내며 혼자서 매일 되뇌는 말이다. 나쁜 놈들이야…
하지만, 짧게 끊기는 신호에 앞서 사거리를 통과하여 나보다 2~3분의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수많은 나쁜 놈들을 바라보며 막히는 차선의 끝에 남아 내가 느끼는 감정은… 패배감이다.
어쩌면 나는 인생에서도 마구 끼어드는 새치기 차들 때문에 도대체 앞으로 나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길게 늘어선 차선에 남아 나쁜 놈들이야, 나쁜 놈들이야… 하릴없이 되뇌고만 있는 그런 패배자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패배감에서 벗어나기를 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방법은 두 가지.
나 자신이 나쁜 놈들의 하나가 되거나 아니면 유턴으로 방향을 되돌려 나만의 길을 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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