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산보 – 쿠스미 마사유키 글/타니구치 지로 그림

산책의 비법은 천천히 걷는 것이다. 볼 일을 생각하며 서둘러 걸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점점 더 많이 보이게 된다.
평소에 듣지 못했던 소리가 들리고, 어렴풋이 풍겨오던 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옛 기억을 상기시켜 준다. 나 같은 경우 카메라를 들고 걷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뭐 재미있는 것 없나’ 싶어 오감 레이더가 잘 발달하는 것 같다.
결국 나카노에서의 이 산책은 작품으로 그려내지 못했다. 8화뿐인 만화지만 원작을 그리기 위해 그 두 배 이상 산책을 다녀왔다. 원작을 그리기 시작하고 나서도, 사진이 부족해서 갔던 곳을 다시 한번 걸었다. 하지만 산책에 헛걸음이란 없다.
아니, 산책이란 우아한 헛걸음이다.

산책 원작 작업 후기를 대신하여 (쿠스미 마사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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