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버려지다.

96년에서 99년 사이 어느 해 가을. 1박의 회사 워크샵을 마치고 몇 대의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복귀하던 토요일 아침의 번잡함 속에서 동승할 차량을 찾지 못하고 홀로 버려졌던 회사 동기의 표정이 문득 생각났다. 그때 우린 젊었고, 우리 자신의 차를 갖지 못했기에, 목적지가 비슷한 선배들의 차를 얻어타고 복귀해야 했다.

차라리 차가 더 모자라 대여섯 명이 함께 버려졌다면 좋았을 텐데, 잔인하게도 딱 한 사람만이 버려졌던 것이다. 더 잔인하게도 우리는 자신이 버려지는 것이 두려워 차량을 소유한 선배들의 차에 먼저 탑승하려고 서로 말 없는 경쟁을 벌였던 것이다. 내가 홀로 버려질 수도 있는 그런 불안한 상황에서, 나는 그 동기의 바로 앞에서, 그 동기를 제치고 마지막 자리를 얻어냈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마지막 차량의 마지막 자리에 올라타 차가 출발할 때, 홀로 남아 난감해하던 그 동기와 눈이 마주치던 순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미안했다. 나의 비겁함이 부끄러웠다. 자리가 비좁아 함께 타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더라도 최소한 함께 버려져 줄 수는 있었을텐데…

이제 다시 그런 상황이 내게 닥친다면,
난 내가 홀로 버려질 수 있을 것인가? 함께 버려져 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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