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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성삼재-중산리 (20180914~0916)

2012년 처음 지리산에 오른 이후, 어쩌다 보니  2년에 한 번씩, 짝수년마다, 통산 4번째 지리산을 올랐다.
매번 지리산을 오르면서 느끼는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은 이렇다.
“나는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가?”와 “내 이 풍경을 볼 수 있다면 어떤 고생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감정
지난 3회의 지리산 산행의 기억으로는 이 둘의 감정 중 후자가 더 오래 남더라. 아니 전자는 그냥 잊혀지더라.
그래서 사람들은 산에 오르나보다. 오를 때는 힘들지만, 죽도록 힘들어 정말 죽을 것 같지만, 높은 곳에서 펼쳐지는 경이로운 광경으로 그 힘든 순간들을 모두 잊어버리게 만드는 것이 산이 갖는 매력인가보다.
나는 2년 후에 또 지리산에 오를 것인가?

오사카 (20180501~0504)

지난 5월 초. 우리 가족은 3박 4일 동안 일본 오사카에 다녀왔다.
뜬금없이 아내가 처제와 함께 딸을 데리고 셋이 오사카에 다녀오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이것이 나를 포함한 우리들의 가족 여행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
그리 내키지는 않았지만 아내와 딸 아이에게도 휴식이 필요할 것이라 이해하기로 하고, 혼자 지낼 3박 4일 동안 무엇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문득 나도 교토에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출발 며칠 전 처제가 다리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면서 졸지에 처제를 제외한 우리 세 식구만의 가족 여행이 되어 버렸다.
애초 쇼핑과 먹방 여행으로 컨셉으로 잡았던 아내와 딸은 오사카 쇼핑 명소와 맛집을 낱낱이 꿰고 있어 가이드로서 제격인 처제가 빠지고 교토의 단아한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내가 합류하게 된 상황이 그리 달갑지는 않았겠지만, 3박 4일 중 하루나 이틀 혼자 교토를 따로 돌아보고 아내와 딸 둘이 실컷 돌아다니게 해 주면 되겠지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 중 누구도 이번 여행에서 교토 땅을 밟지 못했다. 잠시 함께 고베에 다녀왔을 뿐 4일 내내 오사카 시내에서 쇼핑과 먹기를 무한 반복하는, 아내와 딸에게는 값진, 그러나 나에게는 고된 여행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둘째 날 과감하게 혼자서 교토로 향했어야 했다.
우리는 통신 비용을 아끼기 위해 각자 로밍을 하는 대신 휴대용 와이파이를 임대했다. 우리 세 명 각각의 휴대폰은 4일 동안 내가 들고 다녔던 휴대용 와이파이 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연결되었기 때문에 서로 떨어져서 여행한다는 것은 휴대용 와이파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쪽에서는 인터넷 사용을 포기해야 함을 의미했다. 구글맵 없이 혼자 교토를 돌아다니는 것은 자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리 오사카 시내라지만 아내와 딸 아이를 인터넷 연결이 불가능한 상황에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아내는 다리 깁스를 하고 병원에 누워 원격에서 가이드 역할을 하는 처제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어디가 더 맛있는지, 어디가 더 싼 지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움직이는 그런 상황이었던 것이다. 물론 당일 로밍 신청을 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지만, 기요미즈데라가 아직도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라는 정보를 접한 후 교토에 가려는 내 의지는 너무나 쉽게 꺾여버리고 말았다.

첫째 날 한큐백화점, 한신백화점, 구로몬 시장에서 쇼핑하고 먹고,
둘째 날 오사카 외곽에 있는 안도 타다오가 지었다는 시바 료타로 기념관에 잠시 들렀다가 아메리카무라와 도톤보리, 그리고 난바의 무인양품에서 쇼핑하고 먹고,
셋째 날 고베 기타노이진칸에 들렀다가 롯코산 케이블카(이건 케이블카가 아니다!)를 타고 야경을 본 후 돌아와 다시 도톤보리에서 저녁 먹고,
넷째 날 마지막으로 또다시 도톤보리의 의류 매장에서 쇼핑하고 먹고 공항으로 이동해서 비행기 타고 인천으로 들어왔다.

4일 동안 고베규와 스시와 라멘과 야키니쿠와 야키소바와 타코야키를 먹었고, 곳곳에 위치한 돈키호테류의 드럭스토어에서 그다지 필요할 것 같지 않은 자질구레한 화장품과 생필품과 먹거리를 사다날랐다. 돈 쓰는데 그다지 과감하지 못한 아내는 한큐백화점 명품코너를 몇 바퀴 돌다 결국 특별히 맘에 드는 게 없다고 빈손으로 돌아섰지만, 병원에 누워있는 처제로부터 제공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잘 마시지도 않는 차를 위한 다기류와 주방용품들을 구매했다. 한국에서 사려면 두 배 이상의 가격이라면서.
쇼핑한 물건들을 들고 들어오기 위해 현지에서 대형 캐리어를 하나 사서 나눠 넣고 수화물을 추가 신청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정도였다.
결국, 올 때는 기내용 캐리어 하나를 포함 총 4개였던 짐 가방이 갈 때는 7개로 늘어나 있었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하고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 4일 동안 매일 10km 이상 씩을 걷느라 몸도 지치고, 매일 족히 네 끼 분량의 음식을 먹어치우느라 위 또한 지칠 법한데, 며칠 간 일본 음식만 먹었더니 한국 삼겹살이 생각난다고 굳이 삼겹살을 먹고 들어가자고 한다. 나 또한 4일 내내 사케와 생맥주에 질려있던 터라 소주 생각이 간절해 그 제안을 거부할 수는 없었지만, 이 두 여성의 식욕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웠던 집에 도착해 짐을 내려놓고 딸 아이는 인스타에 올린답시고 오사카에서 사 온 각종 먹거리와 화장품, 의류 등을 탁자 위에 가지런히 진열해두고 사진을 찍었다.
우리 세 식구가 4일 동안 얼마만큼의 돈을 오사카에서 소비했는지는 굳이 계산해보지 않으려고 한다. 나로서는 좀 힘든 4일이었지만 티 내지 않고 즐거운 척 하려 한다. 여자들은 가끔 무엇인가를 맘껏 소비하고 싶은 욕망, 구매는 못하더라도 맘껏 둘러보고 싶은 욕망을 본능으로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맘껏 소비하지는 못했지만, 평소보다 좀 더 자유롭게 소비하고 둘러볼 수 있었던 지난 4일이 아내와 딸 아이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경험이 또다시 오래도록 일상을 잘 버텨낼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소주 한 병에 알딸딸한 기분이 되어 잠자리에 들었다. 아직도 거실에서 아내와 딸 아이는 오사카에서 사 온 색조 화장품의 색상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느라 떠들썩하다. 그 소리를 들으며 나의 머릿 속은 다시 회사 일로 돌아가고 있었다. 4일을 비운 사이 뭔가 문제가 있지는 않았을까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그 날 꿈속에서 난 교토 도시샤 대학 윤동주 시인 시비 앞에 서서 헌화를 하고 낮은 소리로 서시를 읊고 있었다.

지리산 백무동-성삼재 (20160617~0619)

날짜 시간 일정내용 비고 이동거리
6/17(금)
7:00 동서울터미널 출발
11:00 백무동 도착 4:00 소요 (버스 동서울-백무동)
12:30 점심식사 후 출발
17:00 장터목대피소 도착 4:00 소요 (백무동-장터목) 5.8
저녁식사/취침
6/18(토)
3:30 기상
4:00 장터목 출발
5:30 천왕봉 도착 1:30 소요 (장터목-천왕봉) 1.7
6:00 천왕봉 출발
7:30 장터목 복귀 1:30 소요 (천왕봉-장터목) 1.7
9:00 아침식사 후 출발
11:15 세석대피소 도착 2:00 소요 (장터목-세석) 3.4
15:00 벽소령대피소 도착 3:30 소요 (세석-벽소령) 6.3
16:30 점심식사 후 출발
18:40 연하천대피소 도착 2:00 소요 (벽소령-연하천) 3.6
저녁식사/취침
6/19(일)
8:00 아침식사 후 출발
10:30 화개재 도착 2:15 소요 (연하천-화개재) 4.2
11:40 노루목 도착 1:00 소요 (화개재-노루목) 1.8
12:50 임걸령삼거리 도착 1:00 소요 (노루목-임걸령) 1.7
14:00 노고단대피소 도착 1:00 소요 (임걸령-노고단) 2.8
15:30 점심식사 후 출발
16:40 성삼재 도착 1:00 소요 (노고단-성삼재) 2.7
17:40 구례터미널 도착 40분 소요 (버스 성삼재-구례)
17:45 구례터미널 출발
21:15 남부터미널 도착 3:30 소요 (버스 구례-남부터미널)
합계 35.7

 

지리산 백무동-중산리 (20140530~0531)

2박은 부담스러웠다. 체력도 그렇고, 회사 빠지는 것도 그렇고… 세석에서 1박 하며 세석평전의 철쭉이나 보고 오자며 그나마 짧은 코스로 택했다.

백무동 – 세석(6.5Km, 1박) – 장터목 (3.4km) – 중산리 (5.3Km), 총 15.2Km

오를 때는 체력이 문제였고, 내려올 때는 오르며 망가진 무릎 통증이 문제였다.
그나마 오를 때는 힘들었어도 목표가 있어서 그랬는지 행복한 마음뿐이었는데, 내려올 때는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을 볼 때마다 욕을 해댔다. 이리 많이 왔는데, 아직 이리 많이 남았느냐고…

2년 전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내려올 때도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그때도 입에서 욕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웃기다. 사서 고생이라는 게 이런 건가 보다.

늘어난 몸무게를 버티지 못하는 내 무릎을 탓해야지 험한 탐방로를 탓한들 무슨 소용이랴….
살을 빼든 무릎을 단련하든 둘 중의 하나를 확실히 하기 전에는 다시는 지리산에 오르지 않으리라.
근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지리산 산행에 천왕봉을 빠뜨린 것은 굳이 정상을 찍어야 하냐는 인생관을 반영한 것이었으나 창피하게도 이러한 선택은 인생관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능력의 문제였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정상을 찍을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나 굳이 찍지 않고 산행을 즐기겠다고 말할 수 있는 염치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참담하다.
인생에서는 그러지 말아야 할 텐데…

올라야 할 길이 까마득해 힘들게 느껴질 땐
잠시 앞은 보지 말고 땅만 보고 한걸음 한걸음 내딛어보자.
힘겨운 한 걸음 한 걸음이 쌓여 어느새 나는 앞으로 앞으로 나가고 있을 테니..

올라야 할 길이 까마득해 힘들게 느껴질 땐
잠시 길옆에 털썩 주저앉아 삶은 계란과 칼로리발란스로 허기를 채워보자.
허기를 채우며 지금까지 힘들게 올라온 길을 가만 내려다보고 있으면
곧 다시 길 위에 올라설 기운이 생겨날 테니..

2014.5.30 백무동-세석 막바지 오르막에서

기대했던 철쭉은 이미 다 시들어 버렸다.
아쉬운 맘으로 잠 못 이룬 깊은 밤의 산책길
흐드러진 별꽃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2014.5.30 캄캄하고 시원했던 세석대피소 뜰에 누워 별을 보다.

스톡홀름, 아이슬란드, 헬싱키 (20120717~0731)

14박 15일 일정으로 가족 휴가를 다녀왔다.
스웨덴에 거주하는 친구 JY 덕분에 가족과 함께 좋은 곳들 여유롭게 둘러보고 돌아왔다.
투명한 하늘 색과 드넓은 초록의 공원, 그리 빡빡해 보이지 않았던 도시 풍경을 간직한 스톡홀름과 헬싱키
빙하, 화산지대 등 원초적 자연의 광활함이 경이롭게 다가왔던 아이슬란드
도무지 어두워질 줄 몰랐던 새벽녘까지 맥주를 마시며 함께 나누었던 백야의 추억
진정으로 좋은 시간들이었다.

오프로드 드라이브로 훌렁 훑었던 랑트마날라구르(?)를 트래킹으로 도전하며 몸으로 느껴 볼 수 있는 날이 언젠가 내게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날짜 내용 비고
7/17(화) 인천 공항 출발 10:20 한국시간. 핀에어 (헬싱키 경유)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 도착 15:55 현지시간
7/18(수) 감라스탄 산책
7/19(목)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 출발 14:10 현지시간. 아이슬란드 항공
아이슬란드 레이캬빅 케플라빅 공항 도착 15:20 현지시간
숙소 도착. 짐 풀고 주변 산책 숙소: Downtown Reykjavik Apartments
7/20(금) 골든서클 훑어보기 Pingvellir, Geysir, Gullfoss
숙소 도착. 짐 풀고 휴식 숙소: Hestheimar
7/21(토) 랑트마날라가르 드라이브 Landmannalaugar
빙하 구경 Svinafellsjokull
숙소 도착. 짐 풀고 휴식 숙소: Hvammur Apartments
7/22(일) 빙산 구경 Jökulsárlón
비크 해변 Vik
스코가포스 Skógafoss
숙소 도착. 짐 풀고 휴식 숙소: Downtown Reykjavik Apartments
7/23(월) Whale Watching Elding Whale Watching Reykjavik
레이캬빅 시내 산책
블루라군 Blue Lagoon
7/24(화) 아이슬란드 레이캬빅 케플라빅 공항 출발 1:15 현지시간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 도착 6:10 현지시간
스톡홀름 주변 구경 Hagaparken, IKEA
7/25(수) 스톡홀름 주변 구경 Drottningholm, Skogskyrkogarden Djurgården 주변
7/26(목) 스톡홀름 베타함넨 항 출발 현지시간 오후 5시경 (Silja Line)
7/27(금) 헬싱키 올림피아터미널 도착 현지시간 오전 9시경
헬싱키 시내 버스 투어 시벨리우스 공원, 암석교회, 원로원 광장 등
헬싱키 시내 산책 마켓광장, 디자인박물관(Design Museo)
헬싱키 올림피아터미널 출발 현지시간 오후 5시경 (Silja Line)
7/28(토) 스톡홀름 베타함넨 항 도착 현지시간 오전 9시경
스톡홀름 시내 관광 중앙역, 국립박물관 등
스칸센 관람 Skansen
7/29(일) 스톡홀름 시내 산책 기념품도 사고 그냥 여기 저기
7/30(월) 근처 공원에서 산책 Fatburspaken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 출발 14:10 현지시간. 핀에어 (헬싱키 경유)
7/31(화) 인천 공항 도착 08:20 한국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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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성삼재-백무동 (20120603~0606)

지난주 회사 선후배 3인조로 팀을 꾸려 지리산을 다녀왔다.
2박 4일 코스로 산 좀 타는 사람이 듣는다면 지리산을 무슨 관광 코스로 가냐는 말이 나올만한 상당히 여유로운 일정이었다. 산을 잘 못 타는 나 때문이었다.

예상했듯이 상당히 힘들었다.

55리터 배낭에 가득 찬 버너, 코펠, 먹을거리 등 약 13kg의 짐은 아마도 내 평생 처음 져 보는 배낭의 무게가 아니었을까 싶다.

지리산은 참 좋았다.
끝없이 이어지는 봉우리들, 그 봉우리들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내는 동양화 같은 풍경.
자욱한 구름 속을 걸으며 끝없이 이런 풍경들을 보고 있자면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운 좋게도 흐린 날씨 속에서 천왕봉 일출을 봤다. 장관이었다.

둘째 날 세석대피소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장터목을 향해 출발하는 길에 찍은 요번 등산 멤버들..[사진 생략]
산을 잘 못 타서 항상 뒤 쳐진 나를 인내심 있게 기다려주어 고마웠다.
3일 동안 온몸으로 느낀 지리산은 내게 쉽게 잊혀지지 않을 듯하다.
이 기억이 흐려지고 마침내 그리워질 때 즈음 지리산을 다시 오르게 될 것 같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날짜 시간 일정 내용 비고
6/3(일) 22:45 용산역 출발 여수엑스포행 무궁화호
6/4(월) 3:10 구례구역 도착
4:20 성삼재 도착 구례구역에서 성삼재까지 택시로 이동
5:00 노고단 대피소 도착 아침 식사
6:00 노고단 대피소 출발
7:10 돼지령
1424봉
임걸령
노루목
8:25 삼도봉
화개재
토끼봉
명선봉
11:40 연하천 대피소 도착 점심 식사
13:00 연하천 대피소 출발
삼각봉
형제봉
15:00 벽소령 대피소 도착 저녁 식사, 취침, 아침 식사
6/5(화) 8:00 벽소령 대피소 출발
덕평봉
8:42 선비샘
칠선봉
10:42 영신봉
11:00 세석 대피소 도착 점심 식사
12:35 세석 대피소 출발
13:00 촛대봉
삼신봉
1807봉(망바위)
14:40 연하봉
15:00 장터목 대피소 도착 저녁 식사, 취침
6/6(수) 3:50 장터목 대피소 출발
제석봉
4:40 천왕봉 일출 (05:20)
6:30 장터목 대피소 복귀 아침 식사
8:00 장터목 대피소 출발
11:10 백무동 주차장 도착
11:30 백무동 출발 동서울 터미널행 고속버스로 이동
15:40 동서울 터미널 도착

청계산 야간 산행

지리산 종주 도전을 3일 앞두고 시험 전 벼락치기 하듯 금요일 퇴근 후 청계산에 다녀왔다.
생전 처음 하는 야간 산행이라 선뜻 용기가 나지는 않았으나 지리산을 오르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 훈련이라 생각하고 산을 올랐다.

퇴근 후 원터골 입구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차 안에서 옷과 신발을 갈아 신고 김밥과 생수를 사 들고 오르기 시작한 시간이 7시 10분, 매봉에 도달한 시간이 8시 30분, 다시 원터골 입구로 하산 완료한 시간이 9시 40분, 두 시간 삼십 분 동안의 산행.

반 정도 오를 즈음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는데, 인적이 없는 혼자만의 산행은 생각보다 무서웠다. 야생 동물들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섰고, 실제로 삵의 이미지를 한 야생 고양이 한 마리가 먼발치에서 나를 노려보기도 했다.

매봉 1,500m와 옥녀봉 800m의 갈림길에서 옥녀봉으로 목적지로 바꿀까 고민하던 순간 다른 방향에서 올라오시는 대략 10~15년 정도 위 연배로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을 만났고 이후의 산행은 그분과 함께했다. 논현동에서 자영업을 하시는 전 선생님으로 이 시간 즈음이면 가게를 부인에게 맡기시고 종종 청계산을 오르신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오르다 보니 이후의 산행은 아주 쉽게 이어졌다. 내려오는 길에 보수 성향이신 전 선생님의 정치 이야기는 조금 불편했지만, 그래도 전 선생님 덕분에 혼자였다면 쉽지 않았을 야간 산행을 큰 어려움 없이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야간 산행. 인적 없는 깜깜한 밤 숲에 대한 두려움이 부담스럽지만, 그러함에도 주말 대낮의 북적대는 등산객들 틈에 산을 오르는 것보다는 훨씬 매력적인 것 같아 조만간 또 다시 도전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매바위에서 바라본 용인 방향 먼 발치에서 불꽃놀이가 보였다. 아마도 에버랜드였을 듯.[사진생략]

전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옥녀봉으로 목적지를 바꿨을 수도 있었다. 덕분에 매봉을 찍고 내려왔다. 고마운 일이다.[사진생략]

고속도로 방향의 야경. 밤 산 꼭대기에서 보는 야경은 시원스러웠다.[사진생략]

지리산 둘레길 맛보기

연휴를 이용해 지리산 부근 구례로 가족 여행을 갔다.
숙소를 따로 정하고 가기는 했지만, 혹시라도 기회가 나면 캠핑으로 전환하기 위해 장비도 다 싣고 가기는 했는데,
황전, 달궁 등 근처 캠핑장은 역시나 자리가 나지 않아 캠핑은 하지 못하고, 화엄사 부근, 국립공원종복원센터, 둘레길 정도만 둘러보고 왔다.

약 2시간에 걸쳐 지리산 둘레길 오미-방광 코스 중 일부(오미 운조루에서 출발 황전마을까지) 약 7km를 걸었다.
(코스 정보는 여기)
중간 중간 차가 다니는 국도와 아스팔트 길도 꽤 되었지만, 누렇게 익은 논과 코스모스, 억새풀밭 등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